퀀트의 과거, 현재, 미래
퀀트라는 직업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공학적인 분석과 알고리즘으로 돈을 만들어낸다는 의미에서 현대판 연금술사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습니다.
저는 2008년 금융위기를 다룬 영화 빅 쇼트(Big short)에서
라이언 고슬링의 조수 역할로 잠깐 나오던 동양계 퀀트를 통해 퀀트라는 존재에 대해 알게되었는데요.
라이언은 능글맞은 연기로 이 퀀트를 중국 수학경시대회에서 1등한 사람이라고 추켜세웠습니다.
한마디로 라이언은 자신의 전략이 "수학적 분석을 통해 확증되었다" 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던거겠죠.
이처럼 퀀트는 공학, 수학, 통계학과 관련이 많습니다.
같은 주제를 다루었던 영화 마진콜(Margin call) 에서도 퀀트가 등장합니다.
주연배우였던 잭커리 퀸토는 월스트릿 대형 투자은행에서 리스크 관리를 담당하는 퀀트로 등장하는데,
당시 금융위기의 폭탄이었던 MBS 상품들의 위험을 이사회 앞에서 말하는 장면이 인상깊었습니다.
과거
퀀트(Quant) 라는 직업은 금융업에 종사하는 공학자들로써 Quantitative Finance (계량학 금융)분야에서 활약하는 사람들을 일컬었습니다. Quantitative Finance 의 첫 개념은 1900년에 루이스 바첼리어라는 사람에 의해 생겨났는데, 이후 주식의 변동성과 움직임을 수학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미래가치를 예측하려는 시도가 행해졌습니다. 투자은행, 헤지펀드 등 금융기관에서 다양한 분야의 박사들을 채용하여 증권의 움직임을 예측, 수익을 확보하려는 시도가 늘어났었고요.
대표적인 투자방식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파생상품 가치를 수학적으로 분석하여 평가, 이를 토대로 차익거래 수익을 냄
- 주식의 가격은 Log-normal 분포, 수익은 표준분포를 가정한 후 변동성이 높을때 거래를 하여 가격이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믿음아래에 거래함
- 과학적이고 수학적인 분석을 통해 확률을 도출해 내어 정밀한 수익을 내는 방식
현재
현재의 퀀트는 어떻게 변화하였을까요?
퀀트의 역할과 분야는 더더욱 세분화되었고,
기술/알고리즘은 평준화되어 무위험 고수익을 내던 예전의 황금기는 지나간 듯 보입니다.
위키피디아는 퀀트의 분야를 다음과 같이 분류하고 있습니다
Front office quantitative analyst - 영업/트레이딩 부서에서 수익성이 되는 프로젝트를 공학적으로 분석하여 찾아내는 퀀트(전통적인 퀀트)
Quantitative investment management - 자산관리 분야에서 활약하는 퀀트
Library quantitative analysis - C++, Java, C# 등을 활용하여 자산/증권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퀀트
Algorithmic trading quantitative analyst - 가장 많은 급여를 받는 퀀트로써, 알고리즘을 활용한 트레이딩으로 회사에 수익을 안겨주는 퀀트
Risk management - 리스크 관리분야 퀀트
Innovation - 산업 내/외 협력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꾀하는 퀀트
Model validation - 모델이 합당한지 확인/심사 하는 퀀트
Quantitative developer- 투자에 관련된 소프트웨어를 개발/수리하거나 존재하는 모델을 수정/관리하는 퀀트
현재는 수학적인 분석에 그치지 않고 컴퓨터 알고리듬과 다양한 인터넷 데이터를 활용한 정보앞지르기 식(Front running) 투자활동이 왕성해졌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소송에 휘말렸습니다" 라는 뉴스기사가 뜨는 순간 퀀트의 컴퓨터 알고리즘이 "필립모리스", "소송" => 주식에 부정적 영향 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고 0.1초 안에 자동으로 매도를 진행하는 방식입니다.
뿐만아니라 트위터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오르락 내리는 사람들의 수많은 생각과 글을 스캔하여 관련 주식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방식도 생겨났다고 합니다.
빅데이터를 이용하는 이러한 방식은 그닥 새롭지는 않지만,
다양한 공학적 모델링과, 미시적&거시적 경제변수들, 언론 및 여론 데이터를 순식간에 스캔하여 투자판단을 진행하는 퀀트투자는 과연 얼마나 돈을 잘 벌까요?
결과는 의외입니다.
퀀트펀드는 2017년 중 미국 S&P500 증시의 8.7% 동일기간 수익에 비해 1.44% 수익에 그쳤다고 합니다.
수동적인 인덱스 투자가 수익률 면에서 퀀트펀드를 압도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자료로 퀀트펀드를 평가절하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시점에
몇몇 퀀트펀드들은 높은 수익을 기록했기 때문이죠
위 표는 국내 증권형펀드와 퀀트펀드 5개 (하이라이트 된 항)를 나열한 표인데요
2014년 시점에는 퀀트펀드들이 승승장구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미래
저의 짦은 생각으로는 기술이 발달할 수록 퀀트펀드시장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수익률이 낮아질 것으로 예측됩니다.
머신러닝에 기초한 인공지능으로 수익을 내려는 시도는 현재도 수많은 회사 또는 개인이 도전하고있는데요.
아직 금융시장 패러다임의 큰 전환점을 이끌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기술은 아래로 흐르기 때문에, 만약 초지능 인공지능이 개발된다하여도 이러한 인공지능은 결국 다양한 투자자들에게 전파될 것이고, 그렇다면 결국 정보는 평준화 되어버리게 됩니다. 모든 인공지능이 똑같은 정보를 통해 똑같은 판단을 내린다면, 서버와의 연결속도, 컴퓨터 연산처리속도에 의해 수익이 갈릴 것으로 생각됩니다.
따라서 장기적 관점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데이터와 알고리즘 뿐만 아니라 인간의 창의력 인것 같습니다.
다양한 전략으로 수익을 벌어들이는 퀀트펀드들, 매력적이지 않나요?